전주시, 제16회 전주 평생학습한마당 한국전통문화전당 일원에서 펼쳐…

[전주시 소비자저널=최훈 기자] 전주시민과 함께 즐기는 체험형 학습축제인 ‘제16회 전주평생학습한마당’이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3일간 전주지역 평생학습 관련단체와 일반시민들의 참여 속에 한국전통문화전당 일원에서 펼쳐졌다. ‘함께 공부하는 전주, 동학(同學) 전주’를 주제로 진행된 올해 평생학습한마당에는 평생학습 관련 기관과 단체, 동아리, 공동체 등 90여 개 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아동·청소년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전세대가 함께 어우러져 평생학습 인문체험과 성인문해 학습자 작품 전시, 공연 등 평생학습의 성과와 노하우를 공유하는 100여개 프로그램으로 꾸며졌다. 올해 평생학습한마당은 첫날 우범기 전주시장과 김성주 국회의원, 서거석 전북도교육감, 강대중 국가평생교육원장, 전주지역 평생교육기관 관계자와 학습자, 강사 등 시민 500여 명 참석한 가운에 진행됐다. 개막식 1부에서는 전주시 평생학습 증진에 기여해온 △꽃밭정이노인복지관 △덕진야호청소년센터 △한국여성소비자연합 전북지회 등 3개 단체와 △이명희 맥 대표 △이지영 50+커뮤니티 회장 △유관희 한국전통문화전당 팀장 등 개인 3명에 대한 유공자 표창이 수여됐다. 이날 개막행사에서는 전주가 지속가능한 평생학습도시로 굳건히 자리매김하기 위해 초등학생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세대별 시민 5명이 ‘전주가 지속가능한 학습도시로 시민을 행복하게 하는데 역할을 다할 것’을 다짐하는 선언문을 낭독하기도 했다. 여기에 개막공연인 ‘시민과 함께하는 회복 콘서트’에서는 TV 프로그램인 ‘팬텀싱어’의 출연진들이 △Phantom of the opera(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등 8곡의 뮤지컬과  감성 짙은 가요를 선보이고, 평생학습 시민밴드로 구성된 7팀의 시민밴드 락페스티벌 공연도 펼쳐져 행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이어진 본 행사에서는 △배움부스 17개 △나눔부스 20개 △함께부스 21개 △유료구역 7개 △50+플랫폼 10개 △기타특별부스 7개 등 평생학습을 체험하고 평생학습기관을 홍보하는 82개의 부스가 운영됐으며 무료체험과 유료체험 모두 인기를 끌며 오래간만에 대면 축제에서 체험을 즐기려는 시민의 발길이 이어졌다.  구체적으로 평생학습을 체험할 수 있는 부스로는 전주주부평생학교 등 문해교육 6개소가 참여한 가운데 성인문해학습자 작품 전시와 교과서를 비치하고, 책상과 의자, 교복, 장난감 등을 레트로 감성을 불러내는 물품들로 추억의 교실을 꾸며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또한 이번 한마당 행사에서는 인생2막을 준비하고 있는 50+ 커뮤니티가 다채로운 공연과 기부활동으로 채운 ‘50+ 플랫폼 한마당’도 함께 진행돼 축제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이외에도 올해 행사에서는 평생학습 동아리 한마당에서는 움직이는 홍보·체험관이 팝업부스 형태로 꾸며졌으며, 환경·인권·노인 취업 관련 동아리 체험및 이동상담소, 18개 동아리팀이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뽐낸 동아리 발표회도 펼쳐졌다. 우범기 시장은 개막식 인사를 통해 “앞으로 전라도의 수도요, 교육도시 전주를 전 세대가 참여하고 누구나 소외됨 없이 학습의 사각지대 없는 행복한 평생학습도시로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며 “3일간 펼쳐지는 평생학습한마당이 전주시민 모두에게 즐거움이 가득한 배움과 나눔의 축제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2 전주세계소리축제 폐막…실내 중심 예술제 선언, 충실히 구현

[전주시 소비자저널=최훈 기자]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지난 16일부터 25일까지 열흘 간의 긴 여정 끝에‘질문을 던지는 축제’로 깊은 여운과 화제를 뿌리며 막을 내렸다.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장 김한, 이하 소리축제)는 올해 축제기간을 닷새에서 열흘로 늘리는 등 ‘실내공연 중심 예술제’로의 선언을 충실히 구현했다는 평이다.  ▲5일 평균 150회에서 10일 76회로 축소, 공연의 질적 가치에 주목 이 전략은 5일 동안 평균 150여 회의 공연을 몰아치며 씨줄과 날줄처럼 엮였던 공연들을 조금씩 떼어내고 간격을 넓히며 공연 하나하나를 밀도 있게 그려낸 축제였다.  축제 기간을 열흘로 늘리면서도 공연 수는 기존 회수의 절반인 76회였다. 양적 팽창보다 질적 가치에 주목한 축제였다. 올해 주제를 판소리 용어인 ‘더늠’으로 잡은 것도 예술과 예술가 정신에 대한 논의와 성찰을 제안하고자 했던 의도였다.  그만큼 공연 하나하나의 완성도를 높여야 했던 소리축제 측의 부담은 적지 않았다. 기존 축제를 광각 카메라에 담긴 피사체로 표현한다면, 올해 축제는 포커싱이 선명한 클로즈업 앨범이었다.     소리축제는 스스로에게 이 전략과 과제를 부여하고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과 전문가 및 애호가 그룹, 일반 시민들 사이의 평가가 필연적으로 엇갈릴 수밖에 없는 딜레마를 감수했다. ‘예술제’로서의 그림은 선명해졌고, 주말 은 물론 평일 밤낮을 가리지 않고 가동되던 ‘축제’의 그림은 다소 희미해졌다. 전략적 선택이었지만, ‘축제성’의 아쉬움은 긴 안목을 갖고 두고두고 고민해야 할 부분이 됐다.  올해 ‘실내 중심 예술제’를 표방하면서 좌석 점유율에 대해서도 이목이 쏠렸다. 유무료 실내공연 31회 가운데 90% 이상에 달하는 좌석점유율을 기록한 공연은 모두 19개, 그리고 24일 집계 현재, 유무료 실내공연 평균 객석 점유율은 80%, 유료 점유율은 75%를 기록했다.  코로나 이전과 비교하면 유료 객석 점유율에서 평균 약 15% 가량이 상승해 목적성을 가진 유료 관람층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올해 소리축제가 표방한 ‘예술제’로의 의미와 가치를 보다 설득력 있게 뒷받침해 주는 부분으로 해석된다.  ▲다양화 한 관객 기호 대응 ‧ 전통의 경향성 제시 측면 성공적 공연 편성의 측면에서 보면, 갈수록 다양화하는 관객들의 기호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한편, 새로운 음악적 경향을 만들어 보여주기 위한 시도에서 높은 점수를 줄만 하다.    클래식 팬층을 위한 <KBS교향악단 접점>, <마에스트로 정명훈 실내악 콘서트>, 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결합한 개막공연 <백년의 서사>와 가족공연 <알피>, 부안 채석강의 정취와 함께 펼쳐진 <왕기석 명창의 수궁가> 현장 스트리밍 공연 등은 관객들의 다양한 기호를 충족하기 위한 일환으로 비쳐졌다.  근대 오명창을 현대로 소환한 개막공연 <백년의 서사>와 심청가의 비감어린 대목들을 뽑아내 순도를 높이고 입체감을 덧댄 <심청 패러독스> 등이 대표적이다.  개막공연 <백년의 서사>는 근대 오명창의 소리가 현대의 소리꾼과 관객들에게 어떤 감정과 영감을 불러올지 미지의 세계를 향한 모험이었다. 판소리의 퇴조와 대중적 확장성의 한계를 인정한다면, 소리축제는 고독한 과정과 수많은 엇갈리는 시선 속에서 우직한 항해를 하고 있음이 분명해 보인다.    <심청 패러독스>는 방수미, 박애리, 정상희 세 여류명창의 역량 위에 펼쳐진 입체적인 작품이었다. 죽지 못해 사는 삶, 죽음으로써 다시 사는 삶, 심청가 주인공들이 빚어내는 지독한 모순. 심청가는 세 여류명창의 열창과 열연으로 판소리 공연의 신선한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전통의 확장성을 고민하는 월드뮤직과 지역명소 공연 호평  이외에도 판소리에 대한 대중적이면서 친숙한 접근을 위해 스토리와 공연을 적절하게 접목한 마스터 클래스는 단연 압권이었다. 전주 덕진공원 연화정이라는 특별한 공간과 어우러져 인생인지 예술인지가 절묘하게 합일된 판소리 거장 조상현, 김일구 명창의 이야기는 큰 울림과 감동으로 아낌없는 찬사를 받았다.  판소리 연구가 배연형, 최동현 교수의 마스터 클래스는 판소리에 대한 깊이 있는 접근으로 관객들의 학구열을 채워주기에 부족함이 없는 ‘작지만 큰 무대’였다.     젊은 전통예술가들의 무대는 수준높고 재기발랄했다. 특히 <오늘의 시나위>, <덩기두밥 프로젝트> 등이 전통음악이 예술가의 역량과 노력으로 얼마나 깊고 특별해질 수 있는지 증명해낸 무대였다.       올해 야심차게 준비한 지역명소 특별프로그램은 관객들에게 가장 인상 깊은 무대였다는 평이다. 전주 덕진공원 연화정, 부안 채석강, 치명자성지 평화의전당 등에서 펼쳐진 공연은 주변의 정취와 예술과의 깊은 상관관계를 여실히 입증해 낸 무대였다. 장소에 맞는 공연 선별이 탁월했다는 호평이다.    해외 음악가들 역시 우리와 같이 전통의 현대화와 확장성을 어떻게 고민하고 있는지를 보여준 <바트 파두>(포르투갈), <플라멩코 리본>(스페인) 등이 관객들의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코로나와 기후위기에 대응한 전략적 선택, 그리고 새로운 미래  올해 소리축제는 여름과 가을 두 계절을 오갔고, 3개의 태풍이 운 좋게 비껴갔다. 코로나19로 공연을 포기한 일부 예술가도 있었다.  또 음악 애호가들과 전문가들에게는 클로즈업 된 하나하나의 앨범들을 음미하고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는 밀도 있는 축제로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평일 낮 공연이나 체험, 먹을거리 등 ‘축제’라는 이름으로 기대해 온 다양한 부대적인 즐거움을 어떤 새로운 경험과 만족감으로 채워줄 지는 여전한 고민거리다.     소리축제는 물론, 관객들 역시 바뀐 포맷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이 익숙함은 축제를 진단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이 익숙함 위에 신뢰와 안정감이 쌓이고, 이를 토대로 과감한 실험과 시도가 가능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원형과 변형, 안정과 도전은 소리축제의 오랜 딜레마이자 숙제다. 올해는 특히 코로나 위기에서 길어 올린 디지털, 지역, 실내 중심 예술제라는 화두를 놓고 이런 딜레마를 다양하게 실험하고 풀어놓은 한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