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산 양제승 원정사 열반….

승산 양제승 원정사 열반....
▲사진*승산 양제승 원정사

[전주시 소비자저널=최훈 기자] 평생을 낮은 곳에서 봉직하며 원불교 일원상의 진리를 설파한 승산 양제승 원정사가 지난 20일(토) 원불교 익산성지 실버의 집에서 열반했다.
  
승산 원정사는 원기 29년(1944) 원불교에 입교하고 원기 31년(1946) 출가했다. 원기 37년(1952)부터 교단의 대표 산업기관이자 인재양성소인 수계농원(전북 완주군 소재)에서 21년간 봉직하며 농원의 크고 작은 일과 궂은일을 도맡았다. 

원기 58년(1973)부터는 교단의 초선지(원불교 최초의 선 훈련 도량)인 만덕산 농원에서 근무를 시작해 퇴임 후, 열반에 이르기까지 50여년을 봉직하며, 농사를 지으며 수도하는 사상선(事上禪, 일 속에서 하는 선)을 교단에 정착시켰다.
 
‘묵묵한 인내와 강인함, 겸손과 양보, 근면과 절약’을 생활철학으로 삼아 교단 초창기 원불교 산업기관으로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은 수계농원과 만덕산 농원에서 80여년을 헌신·봉공한 승산 원정사는 원불교의 가장 낮은 곳에서 원불교 수행법을 몸소 실천해 원불교 수행의 길잡이로서 평생을 일관했다. 

그는 평소 “어려운 곳에서 이뤄내는 것도 보람이 있는 일이다. 생활 속에서 공부하는 것이 원불교의 수행법이다. 깨어있는 공부를 하면 힘이 생긴다.”라는 법문으로 매년 만덕산 농원을 찾는 수백의 선객(禪客)들에게 일(삶)과 이치(진리)가 둘이 아닌 가르침을 주었다. 
  
원기 80년(1995) 퇴임 후에도 만덕산 농원의 교령으로서 고령에도 한결같이 밭을 간 승산 원정사는 노환으로 원기 106년(2021) 지난 20일(토) 오전 3시에 원불교 익산성지 실버의 집에서 열반했다. 

장례는 원불교 교단장으로, 빈소는 원불교중앙총부 향적당이고, 발인은 오는 23일(화) 오전 10시에 원불교중앙총부 반백년기념관에서 있으며 장지는 익산시 왕궁면 원불교 영모묘원 법훈묘역이다.

한편 승산 양제승 원정사는 원불교 법위(法位) 여섯단계 가운데, 다섯째인 출가위에 오른 분이다. 세수 97세, 법랍 75년, 1925년 10월 12일 전북 남원 출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