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소비자저널=최훈 기자] 특별한 표준 요법이 알려지지 않은 공격성 악성 림프종인 ‘재발성/불응성 T-세포 림프종’에서 새롭게 개발중인 표적항암제와 세포독성 항암제 병합요법의 치료 효과가 전북대학교병원 의료진의 주도로 세계 최초로 발표됐다.
전북대학교병원(병원장 조남천)에 따르면 혈액종양내과 임호영 교수가 난치성 T-세포 림프종 환자에서 새로운 치료요법에 대한 1/2상 임상시험을 마쳤으며, 이 결과를 암분야 저명 저널 중 하나인 Annals of Oncology (2019 IF = 18.274)에 최근 발표했다고 29일 밝혔다.
T-세포 림프종은 일차 치료에 실패하고 재발하면 고용량 항암화학치료나 조혈모세포 이식을 실시해도 상당수에서 불응하거나 재발하는 경우가 많은 매우 공격적인 림프종이며, 현재까지 이러한 재발성/불응성 T-세포 림프종에 대한 표준 항암요법은 없는 실정이었다.
PI3K/AKT/mTOR 신호전달계는 비호지킨 림프종 암세포의 분화 및 증식에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며, 해당 신호전달계 억제요법은 일부 비호지킨 림프종에서 상당한 효과가 입증되어 미국 및 유럽에서 현재 일상 치료에 이용되고 있다.
하지만, 비교적 발생이 드물며 공격성 및 악성도가 높은 T-세포 림프종에서는 PI3K 신호전달계 억제 요법이 일부 효과를 보이기도 하지만, 그 효과가 충분하지 않고 또 해당 신호전달계의 억제에 대해 암세포가 대체 신호전달계를 활성화시켜 쉽게 내성이 발생하도록 하는 점이 알려져 실제 임상에서의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임호영 교수는 이렇게 표준 요법이 정립되어 있지 않은 일차 항암요법에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혹은 항암치료 이후 재발한 난치성 T-세포 림프종 환자들을 대상으로 새롭게 개발중인 독일 바이엘사의 PI3K 신호전달계 억제제인 코판리십과 세포독성 항암제인 젬시타빈과의 병합요법의 치료효과를 전북대병원을 포함한 국내 주요 8개 대학병원에서 연구자 주도 제 1/2상 임상 시험을 통해 평가했다.
그 결과를 이번에 Annals of Oncology를 통해 발표했다 (Combination treatment of copanlisib and gemcitabine in relapsed/refractory PTCL: An open-label phase 1/2 trial).
이번 연구 결과에서는 전체 환자의 70%이상의 재발성/불응성 T-세포 림프종 환자들이 코판리십과 젬시타빈 병합요법에 치료 반응을 보였다.
특히 특정 조직학적 아형 T-세포 림프종 환자들에서는 이들 병합요법이 더욱 효과적으로 반응을 유도하여, 일반 항암치료에서는 거의 얻기 어려운 완전 반응을 50%이상의 환자에서 유도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또, 치료에 따른 부작용도 병합요법임에도 상당히 경미함을 입증함으로써 재발성/불응성 T-세포 림프종의 새로운 치료법으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었다.
의학계에서는 이번 연구가 기존에 PI3K 신호전달계 단독 요법의 약점을 병합요법을 통해 극복할 수 있음을 최초로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이다.
한편 이번 연구는 최근 전북대병원에서도 도입해 활발히 시행하고 있는 종양조직에서의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ext generation sequencing)을 통해 종양 세포의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 여부가 PI3K 신호전달계 억제제와 세포독성 항암제 병합요법 시 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을 발견 더욱 임상적으로 의미 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