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광석 무주군의회 부의장 (기고문)] 무주군의 인구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1967년 76,197명으로 정점을 찍은 무주군 인구는 2000년 29,254명, 2022년 말 23,489명으로 급격히 줄었다. 전북도내에서도 최하위권인 무주군 인구가 앞으로 2만명 아래로 내려가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비관적 전망도 있다.
인구감소의 주요 원인은 젊은층 유출과 낮은 출산율이다. 특히 청년인구의 이촌향도(移村向都)는 일자리와 교육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2021무주군 사회조사보고서’ 결과를 보면, 무주군민은 문화여가 관련분야에서 불만족이 두드러졌고 녹지공간, 편의시설 접근성, 교통편리성에서도 2019년보다 만족도가 떨어졌다.
의료취약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의료시설이 낙후되거나 미비하다’는 답변이 2017년 13.3%에서 2021년 27.4%로 증가했다. 이렇게 무주군에서 인구, 정주여건과 관련한 각종 지표들은 부정적인 전망을 가리키고 있다.
그동안 무주군은 인구소멸위기지역 꼬리표를 떼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펼치며 투자활성화에 주력했다. 지난해에만 인구정책으로 전입장려, 결혼·출산·양육, 교육, 청년·일자리, 귀농귀촌, 노후·사망 등 6개 분야 91건 사업에 국비와 지방비를 합쳐 약530억 원을 투입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인구감소 속도를 늦추는 것조차 힘겨운 모습이다.
무주뿐 아니라 전국의 지자체들은 지금 ‘지역소멸 대응 프로젝트’의 상징지역이 되고자 인구 늘리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인구문제 전반에 걸쳐 중심 역할을 수행하는 ‘인구지킴이 민·관공동체 대응센터’ 운영, 출향인 자녀들에게 명예주민증 발급과 할인혜택 부여, 일자리·주거·복지·문화가 결합한 이웃사촌 마을 사업 추진, 지역 내 기업에서 일하려는 미취업청년에게 면접수당, 취업성공수당 등 지원, 다자녀가구 교육비지원 확대, 보육 및 교육, 문화체육 및 보건복지 시설 개선 등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전방위적 노력을 펼치고 있다.
인구증가 시책은 선진국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일본, 프랑스, 스웨덴 등 여러 국가에서 유자녀가정에 대한 세금감면과 현금 지급 등 우대조치, 여성노동참여 장려를 위한 아동보육서비스 무상제공과 육아도우미·자녀단기보호센터 사업 확대,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사하는 가족에게 이주장려금 지원 등 다양한 시책을 시행하고 있다.
필자는 이 같은 지방소멸 대응정책이 경쟁적으로 벌어지는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절실함이라고 믿는다.
무주군 역시 취업과 교육문제 해결, 문화여가·보건의료 시설 및 교통인프라 확충 등 농촌지역 대부분 지자체의 공통과제로 ‘지방소멸이 곧 국가소멸’이라는 비장한 각오 하에 민·관이 협력하여 총력대응에 나서야 한다.
국내외 인구정책 모범사례를 벤치마킹하고 무주만의 독창적인 인구유입 시책을 추진해 출산율은 높이고 청년은 붙잡아두는 정책을 더 많이 강구해야 한다. 무주에서 태어나면 죽을 때까지 걱정 없는 생활을 누릴 거라는 마음이 들게끔 꼼꼼하게, 때로는 과감하게 시책을 추진해야 한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정책은 경쟁력이 없다.
‘살기 좋은 무주’를 만들어 다산(多産)을 상징하는 토끼의 해 2023년 인구증가의 원년이 되도록 기관과 주민이 함께 총력을 다 해 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