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학교 김원일 교수 연구팀,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 병원성 기전 밝혀…

전북대학교 김원일 교수 연구팀,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 병원성 기전 밝혀…

전북대학교 김원일 교수 연구팀,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 병원성 기전 밝혀...
▲사진*전북대 김원일 교수팀(왼쪽부터 김승채(1저자), 김원일(교신저자), 김환주(2저자)

[전북소비자저널=최훈 기자] 전북대학교 김원일 교수(수의과대학) 연구팀이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PRRS) 바이러스를 제어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PRRS 바이러스는 돼지에서 번식 장애와 호흡기 질환을 유발한다. 심한 경우 폐사에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질병이다. 이로 인해 전 세계 양돈 업계는 매년 수십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겪고 있다. 

특히, 아이오와주립대학교 연구팀은 PRRS로 인한 피해액이 매년 약 1조 6,000억 원에 달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국내에서도 이 바이러스로 인한 피해액이 매년 1,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연구 성과의 핵심은 PRRS 바이러스의 병원성에 따른 호흡기 감염 경로 차이를 규명한 것이다. 연구팀은 4주령 돼지에 저·중·고 병원성의 PRRS 바이러스를 접종하고, 임상 증상과 기관지 내 세포의 유전자 발현을 분석해 면역반응을 살피는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바이러스가 폐포 대식세포를 감염시키고, 이 대식세포가 면역 관련 대사 물질을 분비하며, 이는 병원성 차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고병원성 바이러스는 빠르게 증식해 간질성 폐렴을 일으키며 면역세포를 감소시키는 반면, 중·저 병원성 바이러스는 상대적으로 완만한 폐 손상을 보였다. 또한, 감염된 대식세포가 비감염 대식세포를 감염시키는 것을 확인함으로써 바이러스의 전파 경로도 밝혀냈다.

PRRS 바이러스는 변이율이 높고 다양한 병원성을 지니고 있어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이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다양한 병원성을 동시에 분석함으로써 바이러스 감염을 억제하거나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중요한 기초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학술지인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티게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제1저자 김승채 박사과정)됐으며, 바이러스의 병원성 메커니즘과 폐 회복에 대한 잠재적 기전을 밝혀낸 중요한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김원일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학연 간의 꾸준한 협력을 통해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 감염을 제어하기 위한 중요한 기술적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며 “더욱 진전된 협력 연구를 통해 PRRS 바이러스 억제제 등의 상용화로 이어진다면 이로 인한 양돈업계의 경제적 손실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동물유전체과 윤호백 과장은 “이번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국내 연구진 간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PRRS 바이러스 감염 피해를 원천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과 중앙대학교 김준모 교수팀 등과의 공동 연구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