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소비자저널=최훈 기자] 전라북도가 이차전지 특화단지를 반드시 유치하고, 새만금을 세계적인 이차전지 핵심소재 공급기지로 조성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전북도는 이차전지 산업 육성을 위한 비전과 전략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과제들을 정립하고 실천에 나섰다고 25일 밝혔다.
이차전지 산업은 2022년 11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과 3대 국가첨단전략산업으로 지정, 혁신생태계 조성 등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특화단지 공모를 추진 중에 있다.
도는 국내외 시장과 기술의 전망을 면밀히 조사하고 지역산업과의 연계성 확보 등 경제적 파급효과를 중점적으로 분석해 비전과 전략을 구상했다.
이차전지 세계 시장 규모는 최근 전기차의 보급 확대에 힘입어 2020년 461억 달러에서 2030년 3,517억 달러로 10년간 8배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전기차용 이차전지 수요는 2021년 244GWh에서 2030년 3,254GWh로 약 13배의 수요가 예측되어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큰 산업이다.
2022년 기준으로 한국·중국·일본이 세계 이차전지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데, 한국의 경우 원자재 조달 분야에서 세계 17위에 머무르고 있는 등 전반적인 배터리 공급망 순위는 세계 6위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이는 원자재의 해외 의존도가 높아 국제 정세에 따라 이차전지 생산 기반이 흔들릴 수도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가 ‘2030년 이차전지 세계 최강국’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원자재 조달에 신경 써야 하는 이유이다.
특히, 최근에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탄소 중립 문제가 중요해지면서 지속가능한 배터리 순환체계의 구축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고, 자연스럽게 사용 후 배터리 기술에 대한 선점 경쟁이 치열해졌다.
사용 후 배터리 시장이 2023년부터 연평균 25%씩 성장해 2030년에는 21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우리나라 역시 이차전지 분야에 대한 꾸준한 연구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도는 ‘핵심소재 글로벌 공급기지’와 ‘초격차 기술 확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확실한 구상을 가지고 있다.
소재-전후방산업-알이백(RE100)을 연계한 이차전지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대·내외적인 위험성에 대한 확실한 안정망을 마련하는 것과, 기업 및 연구기관 집적화를 통한 연구개발 혁신 허브를 구축해 국가적인 이차전지 연구개발의 중심축을 담당하는 것.
전북도는 2034년까지 이차전지 관련 기업 유치 100개, 고용 창출 1만 명, 누적 매출 100조 원을 목표로 4대 추진전략 14대 실행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먼저, ‘이차전지 가치사슬(value chain)을 고도화’하기 위해 4대 핵심소재 관련 기업 조기 집적화, 전후방 산업 연계 강화, 기업수요 맞춤형 기반 구축, 투자 인센티브 강화를 중점 추진한다.
전북은 2023년 기준 39개사인 이차전지 관련 기업을 2034년까지 100개로 집적화하고, 이 기업들이 전북에 성공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적극 도울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인허가 패스트트랙 도입, 투자촉진보조 지원, 산업단지 기반 개선 지원 등 새만금개발청 및 군산시와 협력해 기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두 번째로, ‘초격차 기술확보 연구개발 혁신허브’를 구축하고자 기업수요 반영 대형 공동연구과제 추진, 연구기관 및 지원기관 집적화, 연구개발 전주기 지원체계 구축, 연구개발 혁신 허브 중심의 지원체계 구축을 중점 추진한다.
연구개발 혁신 허브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서울대학교, 전기안전연구원 등 국내 우수 연구기관 다수가 참여해 신뢰성 평가센터, 차세대 전지 솔루션센터, 서울대학교 글로벌 R&DB센터 분원 등을 유치하며, 이차전지 실시간 고도 분석센터 설립을 통해 초격차 연구기반 구축을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세 번째로, 세계적 우수 인재 양성 기반을 구축키 위해 기업수요 맞춤형 인력양성, 다양한 분야의 초격차 연구개발 전문인력 양성을 추진한다.
기업수요에 선제적인 대응과 우수인력의 도내 정착 유도를 목표로 5년간 4,000명의 인력양성 및 채용연계를 추진하며, 전북테크노파크 주관으로 이차전지 인력양성지원센터를 종합적으로 운영한다.
또한, 도내 6개 대학 및 한국과학기술원 등 국내외 우수 연구기관과 연계한 인력양성을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현장인력 공급체계 구축을 위해 폴리텍대학, 마이스터고(5개교) 등과도 협력키로 했다.
끝으로, 기업지원 협업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국가 정책연계 지원체계 구축, 이차전지 산·학·연·관 융합 얼라이언스 구축·운영, 특별자치도 특례 도입 등 정책지원을 강화해 전북 특화형 기업지원 네트워크 체계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도는 당장 7월부터 융합 얼라이언스를 구성·운영할 예정이며, 내년에 출범하는 전북특별자치도와 이미 존재하는 새만금특별법을 통해 시험분석·인증지원을 포함해 기업지원을 위한 각종 특례 등 지원 정책을 적극 발굴하겠다는 입장이다.
더불어, 이차전지 특화단지를 유치한 후 새만금개발청과 함께 ‘특화단지 지원단’이라는 전담조직을 구성해 위 과제들을 집중적이고 총괄적으로 관리해 나가갈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동박(SK넥실리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슈퍼커패시터(비나텍), 재활용(성일하이텍) 분야 등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지닌 선도기업들을 포함해 최근에 입주하고 있는 많은 기업들이 각 소재 분야별로 폭넓게 분포되어 있다는 점이 새만금의 가장 큰 특징”이라며, “전북지역에 이차전지 특화단지가 유치된다면 이러한 새만금의 강점들과 어우러져 더 큰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오택림 도 미래산업국장은 “최근 3년간 이차전지 기업 23개사 7조원 규모의 투자협약이 이루어지는 등 이차전지 산업을 중심으로 낙후지역에서 혁신 산업지역으로 도약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회를 맞이했다”고 말했다.
이어 “새만금 특화단지 유치를 통해 국가와 지역발전을 견인할 거대한 산업 순환경제를 실현해 전북특별자치도 출범과 연계한 산업·경제적 자립기반 마련을 중점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