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소비자저널=최훈 기자] 2012년 돼지 유전체 지도가 완성되면서, 돼지가 생리적으로 인간과 매우 비슷하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밝혀졌다. 이후 돼지는 인간 질환 연구에 최적화된 모형(모델) 동물로 주목받고 있다.
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은 혈관 질환 모형 동물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돼지 혈관 세포 특이 발현 조절 유전자 프로모터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진은 돼지 혈관 세포에서 강하게 발현하는 유전자를 찾기 위해 돼지 대동맥에서 분리한 혈관 세포와 대조군인 돼지 섬유아세포, 신장 상피세포에 대해 전사체 염기서열 분석(RNA sequencing)을 수행했다.
이를 통해 돼지 혈관 세포에서 차등 발현하는 유전자 243개를 일차적으로 추출해 인간 유전자 정보와 비교한 다음 34개 후보 유전자를 선별했다.
이 34개 유전자 가운데 발현량 차이가 많은 3개 유전자를 다시 선정해 돼지 체내 여타 조직에서의 발현 여부를 비교 분석한 결과, ESAM 유전자가 혈관에서 보통 수준보다 훨씬 많이 발현하는 것을 확인했다.
ESAM 유전자는 혈관 벽에서 면역세포를 이동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ESAM 유전자의 상위 염기서열 구조를 분석해 ESAM1.0 프로모터를 만들었다. 아울러 ESAM1.0 프로모터가 돼지 혈관 세포에서 대조군보다 2.8배 높게 발현을 유도하는 것을 확인했다.
ESAM1.0 프로모터를 활용해 개발한 형질전환 돼지는 혈관 기능과 면역 상호 작용에 필수적인 세포들의 유전자 발현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즉, 혈관 질환 모형용 형질전환 돼지 개발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유전자(Genes, IF:3.5)’에 게재돼 학술적으로 가치를 인정받았다. 국내 특허출원도 완료해 산업적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류재규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동물바이오공학과장은 “돼지는 심혈관 질환 모형 동물로 주목받고 있다”며 “이번에 개발한 돼지 혈관 세포 특이 발현 프로모터는 혈관 질환 연구나 의약품 개발에 필요한 혈관 질환 모형 돼지 개발에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다”고 말했다.